태계일주 시즌4에 샹그릴라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가지고 온 나의 9년 전 혼자 떠난 중국 배낭여행 이야기다. 9년전이라 지금과 많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 때 적은 여행 메모를 옮긴다.
교통편
- 리장 → 샹그릴라 : 버스
- 샹그릴라 → 따리 : 버스
- 따리 → 쿤밍 : 야간기차
숙소
- 文庙国际客栈 가든 인 Garden Inn
- 榕驿客栈 캠프트리 유스 호스텔 Camptree Youth Hostel
- 大理古城清亭驿站 더 드래곤플라이 게스트하우스 The Dragonfly Guesthouse
- 昆明驼峰客栈国际青年旅舍 더 험프 유스 호스텔 The Hump Youth Hostel
방문한 곳
리장 Lijiang 丽江
- 리장고성 (丽江古城)
- 흑룡담공원 (黑龙潭公园), 동파문자박물관
- 수허고전(束河古镇), 차마고도박물관(茶马古道博物馆)
디칭 티베트족 자치주 Diqing 迪庆藏族自治州
- 송찬림사(松贊林寺)
따리 Dali 大理
- 얼하이호수 (洱海)
- 솽랑 (双廊)
- 남조풍경구(南召风景区)
- 숭성사(崇圣寺)
쿤밍 Kunming 昆明
- 원통사(圆通寺)
- 취후공원(翠湖公园)
- 윈난대학(云南大学)
느낀점
- 시간이 느리게 가는 운남성, 고성 곳곳이 본연의 색을 잃어가고 있다. 공사 중인 곳이 너무 많다. 더 일찍 왔으면 古를 더 느낄 수 있었을까? 그나마 지금이라도 와서 다행이다. 더 늦었으면 편리할지 모르겠지만 별로였을 것 같다. 알고 있을까? 지금 시간과 돈과 노동력을 들여가며 열심히 망치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까?
- 무거운 짐도 여자가 들고, 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아줌마가 많고, 일을 안하는 나시족 남자들.
- 해는 늦게 지는데 할 일은 없다. 도시에서 사는게 익숙해서 여기서는 오래 못 살 것 같다. 생각만 많아진다. 사람 사는 방식이 다르고 행복의 가치도 다르니까. ‘어떻게 사는게 맞다’라는 것은 없지만, 살기 편리한 곳에서 태어나서 좋다라고 생각했다.
- 중국 휴게소에 처음 가봤다. 돈을 내고 들어가는 화장실, 처음 써보는 문 없는 화장실인데 심지어 돈을 받다니!! 나는 대중사우나에 익숙하니까 괜찮지만 다른 외국인들은 쇼크 먹고 그냥 나갔다. 변기통이 하나로 이어져있다. 변기가 아니라 그냥 통로다. 받은 돈으로 문이나 제대로 만들었으면. 돈을 내고 들어갔으면 좋기라도 해야지, 변기마다 똥으로 가득찼다. 무슨 낯짝으로 돈을 받는지 모르겠다. 돈 낸 게 억울해서 나도 똥을 싸고 싶었지만 여기선 똥 싸는 동안 냄새로 질식사 할 것 같다.
- 옥룡설산을 가리고 있는 구름1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구름1이 지나가고 구름2가 왔다.
- 유럽 오래된 성당에 들어가면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샹그릴라의 티벳사원도 마찬가지다. 다른 느낌으로 압도 되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될 지 모르겠다. 엄숙해지면서 알 수 없는 슬픈 느낌도 들고,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장(鳥葬)을 해서 그런지 까마귀가 날아다녔고, 사람 인생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회색빛 하늘에 금빛 지붕은 신비로웠다.
- 고산지대, 구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파란 하늘이 예쁘고, 온도는 45도인데 긴팔 긴바지에 자켓까지 입어도 바람불면 좀 추운 느낌이 든다. 햇빛은 쎄다. 여기 사람들의 피부가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 새로 깔린 고속도로는 깔끔했고, 도로 전체를 세낸 듯 차도 없었다.
- 야크 젖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맛있었다. 야크 꼬치도 맛있는데 특별하게 다른지는 모르겠다.
- 천진에서 따리로 내려 온 청년, 청년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좀 많은가? 아무튼 부인이 따리 사람이라 여기로 내려왔다고 한다. 이제 2년차. 평상시에는 가죽 가방을 만들고 손님 오면 커피 팔고, 총 3명이 한 팀이다. 3층 짜리 가게를 빌려 각자 취향에 맞게 꾸몄다고 한다. 방세는 1년에 7만위안이 좀 안되고 3명이 나눠내면 그다지 부담은 안된다고 했다. 도시는 생활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고, 여기선 그냥 하루에 2-300위안만 벌어도 살 수 있다고 했다. 하루에 300위안 벌어서 1년에 2만위안이상을 세로 내면 남는게 있나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이가 6살이 되면 도시로 갈 거라고 했다. 도시마다 교육관련 급수가 있는데 따리는 5급이라고.. 아이 교육을 위해 다시 올라가야 된다고 했다. 아이의 스트레스는 생각지 않는가보다. 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일이라고 하겠지?
- 학생들이 교복입고 담배를 피면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한다. 술 담배 구매 연령이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인가?
- 어디서 번역을 했는지, 간판이 통일성없이 제멋대로 번역되어 있었다.
- 19인승 버스에 추가로 15명을 더 태웠다. 버스 통로에 간이 의자를 놓고 앉으라고 한다. 호숫가 옆 길을 달리는데 불안했다. 까딱하면 뒤집어 질 것 같았다. 같은 돈 내고 통로에 쭈구려 앉아가면 기분이 나쁠 법도 한대 아무렇지 않게 다들 앉는다.
- 공원 한편에는 춤추는 사람들, 태극권하는 사람들, 노래하는 사람들 제각각 하고 싶은거 눈치 안보고 즐긴다. 옆에 아저씨가 노래를 엄청 크게 성악하듯 부르길래, 나도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를 큰 소리로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저씨 목소리에 내 목소리가 묻힐거라 마음 편하게 불렀다. 벤치에 누워서 하늘보고 노래 불렀다. 호수 옆 벤치,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 누워서 보는 하늘, 나무 곁까지로 보이는 하늘 하늘색. 풀냄새, 다람쥐, 참새, 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흘러가는 구름. 힐링이야. 노래를 부르다 보니 마치 노래방 화면 같이 느껴졌다.
- 새소리, 기도하는 사람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울리는 풍경소리, 향냄새. 좋다.
- 소수민족들이 소수민족 복장을 입고 산다. 자기들 것을 지켜려는 게 좋았다.
-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 1) 20KG 넘는 배낭을 각자 메고 온 60이 넘은 뉴질랜드 부부, 3개월간 중국 여행을 할 거라고 했다. 둘이 의지하면서 다니는게 보기 좋았다. 2) 8개월째 여행 중인 스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하는건가. 1년 동안 놀고 다시 같은 회사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3) 휴대폰이 먹통이라며 핫스팟을 공유해달라고 한 이스라엘 남자 역시 기술직이었다. 아니 왜 다들 그렇게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 하는거지? 특별한 방법이 있는건가.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