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덴파사르 실로암 병원 후기 Siloam Hospitals Denpasar

발리에서 겨우 두 달 지내면서 병원에 갈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남편이 서핑을 타다 다쳤다. 서핑 수업을 몇 차례 받고 와서는 귀가 잘 안 들리고 아프다면서 잠도 못 자고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임시방편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진통제를 먹었고, 다음날 약국에 가서 대략적인 설명을 하고 약을 사 와 먹기도 하고, 귀에 넣는 약도 받았다.

그때 우리는 우붓에서 지내고 있었고 숙소 주인에게 근처 병원을 물어 우붓에 있는 BIMC 병원에 남편 혼자 다녀왔다. 나는 남편한테 혹시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니까, 병원에서 서류 주면 버리지 말고, 꼭 들고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BIMC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어 다른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남편이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마음에 드는 의사를 골라 예약했다.

덴파사르 실로암 병원

병원 규모는 생각보다 컸고 영어 잘 통했다. 사실 동네 병원이 너무 잘 되어 있는 한국이라 발리 병원 눈에 차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괜찮았다. 다른 외국인 환자들도 보였다.

기계로 귓속을 보기 전에 의사 선생님이 증상을 물어봤고, 남편이 원래 들리던 거에 20% 정도밖에 안 들리는 것 같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깜짝 놀랐다.

서핑하면서 더러운 바닷물이 귀에 들어가 염증이 생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었는데, 카메라 달린 기구?로 귓속을 화면으로 보여주며 열심히 설명해줬다. 이건 염증이 아니고 큰 충격에 맞아서 찢어진 거라고 했다. 약을 처방해줬고,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라고 했다. 며칠 후에 다시 진료하러 갔고, 남편 혼자 한 번 더 갔다.

돈을 내고 약을 탔다. 병원 비용은 약값을 포함해 77.37유로 나왔다. 접수부터 진료 보고 약 타고 병원 밖으로 나오기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서핑 수업은 중지했고, 샤워할 때도 물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니까 수영용 귀마개를 샀다.

남편이 말하기로는 우붓 BIMC 병원비만 88.54유로가 나왔다. 약값은 따로 냈는데 기억 안 난다고 했다. 덴파사르 실로암 병원이 규모도 더 크고, 서비스도 좋고, 제대로 된 진료였다고 했다. 그런데도 가격은 더 쌌다.

여행 중에 다치거나 아파서 병원에 갈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발리에서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얼마나 크게 다쳤는지에 따라 다름.)

병원 한 곳만 가봤기 때문에 일반화해서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의료 서비스 수준이 예상보다 괜찮은 편이었고, 언어 소통도 비교적 원활했다. 이 부서 저 부서 뺑뺑이 안 시켰고, 진료도 충분한 설명을 해줬으며, 터무니없이 비싼 비용도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가격을 유로로 적은 이유는 우리가 쓰는 카드가 유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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