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랑카위 한 달 살기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랑카위 한 달 살기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짧게는 하루, 길면 3주 정도 한곳에서 지냈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을 계속 옮겼다. 이런 생활을 1년 정도 했다. 이동을 너무 많이 하니까 몸도 지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전략을 바꿔 어디를 가든 최소 한 달은 지내기로 했다.

지역을 랑카위로 정한 이유는, 코로나 시기(2022년 7~8월)였고,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은 코로나 규정이 많았다. 그나마 규정이 덜 한 곳이 말레이시아였다.

랑카위 한 달 살기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아직 랑카위에서만 한 달 살기 했다는 글을 찾지 못했다. 쿠알라룸푸르, 페낭, 조호바루에서 한 달 살기 하면서 며칠 놀러 오는 식으로 랑카위에 방문하는 것으로 보인다.

목차

  1. 준비물
  2. 숙소
  3. 물가
  4. 가볼 만한 곳과 액티비티

준비물

코로나 시기(2022년 7~8월)였기 때문에, 서류와 앱이 필요했었다. 마이세자트라(MySejahtera) 앱과, 마이세이프트래블(MySafeTravel)에 백신접종증명서를 등록했다. 쿠알라룸푸르에 입국할 때, 당일 타고 온 항공권, 말레이시아 밖으로 나가는 항공권도 확인하고 꽤 까다로웠지만, 열심히 등록한 마이세자트라는 검사 안 했다.

숙소

에어비앤비는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이 있는 곳을 한 달 빌렸다. 비 안 맞게 주차장도 잘 되어 있었고, 건물 공용 수영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725달러. 그렇지만 위치가 애매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요리 도구가 다 갖추어져 있었지만, 컵라면 정도만 숙소에서 먹었고 밖에서 사 먹었다. 관리비는 우리가 쓴 만큼 따로 나왔고, 집주인이 우리가 얼마나 썼는지 상세내역을 전달해 줬다. 에어비앤비 통해서 19.28달러 결제했다.

물가

유럽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할 거로 예상했지만, 숙소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시간 여유 없이 결정해서 비싼 것만 남았을 수도 있다.

기름: 전 세계적으로 기름값이 올라서 난리인데, 여기는 다른 세상이다. 1리터에 2.05링깃, 그러니까 한국 돈으로 하면 약 600원이다. 5링깃, 약 1500원이면 125cc 스쿠터에 가득 넣을 수 있다.

음식: 1인 한 끼에 2~4달러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

과일: 말해 뭐해, 동남아의 달고 싼 맛있는 과일!

가볼 만한 곳과 액티비티

  • 랑카위 호핑투어
  • 맹그로브 카약 투어 (킬림생태공원)
  • 바닷가: Sandy Beach, 체낭비치, 탄중루 비치 등
  • Temurun Waterfall
  • 독수리 광장
  • 야시장

랑카위 호핑투어

토요일에 예약도 안 하고 무작정 호핑 투어 장소로 갔다. 호핑 투어 시작 장소에 가면 여러 업체가 있다. 가격은 한 사람당 35링깃이고, 온전히 뱃삯이다. 투어하면서 멈추는 장소들이 있는데, 그 장소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내가 했던 투어는 장소 세 곳을 들렀다.
1. 다양 분팅 섬 Pulau Dayang Bunting → 2. 독수리 먹이 주기 → 3. Pulau Beras Basah (Wet Rice Island)

다양 분팅 섬

다양 분팅 섬의 입장료는 6링깃이고, 현지인과 외국인의 입장료가 달랐다. 안에 들어가면 호수가 있는데, 수영하고 싶으면 입장할 때 구명조끼를 빌려야 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데도 화장실이 유료다.

호수까지 가는 길에 계단이 많은데 옆으로 원숭이도 다닌다. 호숫물이 더러워서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었지만, 물 안에서 타는 스키는 재밌어 보였다. 남편만 했다. 20분에 50링깃 (구명조끼 빌리는 가격 포함). 재밌지만, 속도를 제한해 놔서 빠르게 못 간다고 아쉬워했다.

독수리 구경

내가 직접 먹이를 주는 것은 아니고 보트 운전사가 물에 먹이(닭고기)를 뿌린다. 먹이를 재빠르게 잡아채는 독수리들. 살면서 가장 많은 독수리를 가까이서 봤다.

Pulau Beras Basah (Wet Rice Island)

한 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줬다. 수영,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물이 맑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지만 수영하면서 작은 물고기를 봤다.

호핑 투어는 9시 15분에 출발해서. 12시 45분에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다.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호핑 투어에서 중요한 건, 같이 보트를 탄 사람들이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는가다. 투어에서 아무것도 주지 않으니, 출발 전에 각자 필요한 것들을 가져가야 한다. 우리는 물만 가져갔다. 다닐 때는 가방에 넣고 다녀야지, 아니면 원숭이가 뺏어간다.

맹그로브 카약 투어 (킬림생태공원)

랑카위에서 제일 재미있게 한 투어다.

박쥐 동굴 → 양식장 → 카약 순으로 2시에 시작해서 6시쯤 끝날 거라고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5시에 끝났다.

킬림생태공원 입구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박쥐 동굴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설명해 줬다. 코코넛 워터와 코코넛 밀크의 차이, A 식물에서 나온 액체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다, 박쥐가 모기를 많이 먹는다, 박쥐가 방금 잠 들었을 때는 다리 2개로 지탱, 푹 잘 때는 1개로 지탱한다, 종유석이 한 방향으로 휘어진 이유는 이끼 때문이다 등등.

원숭이는 물병이랑 비닐봉지를 낚아채고, 휴대폰이랑 선글라스는 안 가져간다고 했다.

중간에 양식장에 들렀다. 양식장에서 생선 구경하고, 혹시 먹고 싶으면 미리 골라두면 카약 끝나고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가오리한테 생선 줘 봤는데, 이빨 없고 잇몸만 있어 느낌이 이상했다. 양식장 옆쪽에 카약이 있다.

옷 갈아입고, 신발 벗고, 방수 가방에 소지품 넣고 각자 물 한 병씩 챙겨 1인 카약에 앉았다. 시작과 동시에 비바람에 천둥까지 쳐서 2~300미터 앞에 있는 맹그로브 정글 입구에 갈 수가 없었다. 노를 아무리 저어도 앞으로 나가기는커녕 모터보트들이 지나간 물이 요동쳐 뒤쪽으로 밀려났다. 앞으로 전진을 못 해 2인 카약으로 바꾸어 남편이랑 같이 으쌰으쌰 노를 저었다.

맹그로브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가 많아서 바람이 안 불 거라고 했는데,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고 비도 퍼부어서 방수 가방에서 휴대폰은 꺼내지도 못했다. 투어의 25% 정도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정글 안에서 나가지 못하고 카약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20분쯤 기다렸고, 가이드는 내일 일정 없으면 내일 다시 하자고 했다. 가이드가 투어를 중간에 그만두자고 할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내일 날씨 어떨지 모르는 일이니, 오늘 되는 데까지 하기로 했다.

카약타고 독수리도 보고, 가끔 뱀도 볼 수 있다는데 뱀은 못 봤다. 정말 모험하는 기분이었다.

팁: 옷 갈아입을 곳이 마땅하지 않으니 옷 안에 수영복을 입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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