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없이 막무가내로 호핑 투어 시작 장소로 갔다. 구글 지도에 “Langkawi hopping tour”라고 검색하면 제티 테룩 바루(Jetty Teluk Baru) 부두 근처 업체들이 나온다. 그 근처에 가면 호핑투어를 진행하는 부스가 많다.
토요일인데 자리가 있을까? 이렇게 그냥 가도 되나? 싶었는데 그래도 됐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됨’의 마음으로 갔더니 10분 후에 출발하는 호핑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다.
’10분 후’라더니 30분 넘게 기다렸다. 진짜 10분 후에 시작하는 줄 알고 화장실에 뛰어갔다가 왔는데 화장실 다녀와서도 한참을 기다렸다. 아마 예약 손님이 도착을 안 한 듯했다.
가격은 1인당 35링깃. 돈 내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었다. 동그란 스티커를 주면서 옷에 붙이고 있으라고 했다.
선착장 상점에서 방수팩, 방수 가방 등 여러 가지를 판다. 아무것도 안 주기 때문에 각자 필요한 것을 사면 된다. 물만 샀다.
9시 15분쯤에 출발했다. 보트 타기 전, 보트 앞에서 사진 찍어주고 나중에 판다. 20년이 지나도 동남아 여행지에서 상술은 비슷했다.
1. Pulau Dayang Bunting 다양 분팅 섬
랑카위는 여러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두 번째로 큰 섬이며, 임산부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입장료 불포함이라, 줄 서서 표를 사고 들어갔다. 외국인과 말레이시안의 가격이 달랐다. 외국인 6링깃. 사람이 많으니, 표부터 사는 게 좋다. 보트들이 비슷한 시간에 출발해서 사람이 몰리면 줄 서다가 노는 시간을 다 써버릴 수도 있다. 입장할 때, 호수에서 수영할 거냐고 물어본다. 수영할 거면 구명조끼를 가져오거나 빌려야 한다. (유료). 입장료 내고 들어간 곳의 내부 화장실도 유료였다. 호수까지 가는 길에 계단이 많다. 원숭이도 있다. 호숫물이 더러워서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었지만, 물 안에서 타는 스쿠터는 재밌어 보였다. 현금 모자라서 남편만 했다.

가격은 20분 50링깃 (구명조끼 포함). 남편은 재미있지만, 최대 속도를 제한해 놔서 아쉽다고 했다. 직원은 나한테도 하라면서 수중 스쿠터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라고 했는데 진짜 현금이 없어서 못 했다.
원숭이가 비닐봉지를 보면 음식인 줄 알고 뺏어 간다. 원숭이한테 과자 강탈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한두 마리가 아닌 데다가 양쪽이 물이라 도망갈 곳이 없으니 뺏기는 것이 속 시원하다. 맹그로브 투어 가이드가 비닐봉지랑 페트병 물 가지고 있으면 원숭이가 가져가려고 하니까 가방 안에 다 넣으라고 했었다.
2. 독수리 구경
내가 직접 먹이를 주는 것은 아니고 보트 운전사가 물에 먹이(닭고기)를 뿌린다. 먹이를 재빠르게 잡아채는 독수리들. 살면서 가장 많은 독수리를 가까이서 봤다.
3. Pulau Beras Basah (Wet Rice Island)
한 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줬다. 수영,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기대한 것보다 물이 맑지 않아서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수영하면서 작은 물고기를 볼 수 있었다.
12시 45분쯤에 끝났다.
어디 가는지도 모른 채로 참여했기 때문에 재미있었다. 가이드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보트를 탄 사람들이 약속 시간에 맞춰 돌아와야 수월하게 진행된다. 보트로 드라이브한다고 생각하고 가면 괜찮지만, 더 멋진 경험을 하고 싶다면 가이드 설명이 포함된 투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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