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아기랑 비행 – 인천 푸꾸옥 대한항공 탑승기

기억이 미화되기 전에 빠르게 써본다. 인천에서 푸꾸옥 가는 다른 항공사도 많지만, 아기랑 가기 때문에 무조건 메이저 항공사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기의 키와 무게는 베시넷 규정 초과라 좌석을 사지 않으면, 내 무릎에 앉아 가야 한다. 앞에 좌석이 있으면 모두가 불편할 것이므로 엑스트라 레그룸으로 샀다. 편도 1인 6만원 추가.

인천에서 푸꾸옥, 대한항공 KE485

17:05 출발, 21:00 도착, 비행시간 5시간 55분.

아기는 좋아하는 무빙워크를 타고 공항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잠에서 깬 지 7시간 되었기 때문에, 비행기 탑승 후 1시간도 안 되어 잠들었다.

덕분에 우아하게 영화 보면서 기내식을 먹었다. 옆자리가 비어 아기를 앉힐 수 있어서 좋았지만, 팔걸이가 고정된 좌석에서 앉아서 자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가 의자 아래로 점점 흘러 내려왔다.

실제 총 비행시간 5시간 29분 중 3시간 20분을 잤다. 먹이지 않아도 되었고, 기저귀 갈 일도 없었다.

도착 한 시간 정도 남았을 때, 일어나서 걷고 싶어 하고 나가고 싶어 했다. 기내에 장난감 몇 개와 스티커 책을 챙겼으나 다른 구경거리가 많으니 관심 없어 했다.

푸꾸옥에서 인천, 대한항공 KE486

22:20 출발, 다음날 05:55 도착, 비행시간 5시간 35분.

결론부터 얘기하면 완전히 망했다. 좌석이 많이 비어 있어서 눕혀갈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악이었다.

푸꾸옥 공항은 작아서 딱히 구경할 게 없었고, 시간은 많이 남아 아기를 유모차에 앉혀서 걸어 다니는데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다른 아기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모차에 앉아 있던 아기들은 시간이 지나니 하나둘 잠들었다. 우리 아기는 갈수록 각성상태가 된 것 같다. 점점 초롱초롱해졌다.

낮잠에서 깬 지 10시간이 다 되어 잠들었다. 다행히 이륙하기 직전에 잠들어 조심히 눕혔다. 잘 자고 있었는데, 남편의 움직임에 깼다. 다시 재우는데, 힘들었다. 여행하면서 생긴 땀띠로 잠을 자기 더 어려워했다. 혹시 기저귀가 불편한 것은 아닌지 기저귀도 한 번 갈아봤는데 아기 재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안아서 재운 후에 눕히면, 울면서 깨고, 울면 더워서 가려워 긁고 또 울고 못 자고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결국 품 안에 안고 재웠다. 안고 있으니까 아기도 나도 더웠다.

실제 총 비행시간은 4시간 59분으로 갈 때보다 짧았지만 진짜 길게 느껴졌다. 아기는 조각조각 쪼개서 총 2시간 30분을 잤다.

기내에 비상으로 우유와 이유식을 가져갔는데 하나도 안 먹었다. 푸꾸옥으로 가는 편에서만 과자를 먹었는데, 반 봉지도 채 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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