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남부 사란다(Saranda)에서 3주를 보내고, 북쪽으로 올라갔다.
도시도 관광지도 아닌 레저(Lezhë)주의 Troshan의 한 아그로투어리즘 숙소에서 지냈다. 처음 계획은 이틀이었는데, 너무 평화롭고 조용해서 연장을 거듭하여 일주일을 보냈다. 새소리 들으면서 일어나는 게 얼마 만인지. 통유리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산 전망이었다.
레저(Lezhë)는 수도 티라나(Tirana)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고, 북쪽으로 더 올라가면 쉬코더(Shkodër)가 나온다.
트로샨은 작은 시골 마을이라, 딱히 구경거리가 없다. 슈퍼도 멀리 있었다. 우리가 지내고 있는 숙소와 비슷한 다른 숙소가 있을 뿐 할 게 없었다. 레저에는 아그로투어리즘 식당이 꽤 많다. 점심으로 매 번 먹기는 부담스러워서, 쉬코더와 션진에 번갈아 가며 점심을 먹었다.
션진(Shëngjin)은 바다 마을인데, 한창 발전하고 있는지 새 건물들이 여기저기 지어지고 있다. 보통 리조트 시설이다. 비수기에만 와서 사람들 북적이는 것을 못 봤는데, 여름에는 사람이 넘쳐나는 관광지라고 한다. 이 바다는 아드리아해다. 해안선이 꽤 길고, 모래사장도 넓은 편이다.
2시간 운전해서 얻은 푸카 맥주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하다 “Pukë”가 눈에 띄었다. 친구랑 먹던 푸카 맥주의 원산지?!
지금 지내고 있는 Troshan 트로샨에서 멀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 있게 내가 운전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꼬불거리는 산길인지는 몰랐지.. 구글지도는 1시간 23분이면 간다고 했지만, 거의 2시간을 멈추지 않고 운전해 도착했다. 그래도 알바니아의 다른 산길이랑 비교하면 여긴 도로 폭도 넓고,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주차하고 티셔츠 차림으로 내렸더니, 길에서 주차하는 거 구경하고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외투를 입으라고 하셨다.
“네, 뒤에 있어요” 하고 입었더니 그걸로 안된다고 더 입으라고 하셨다. 더 입고 싶지만, 이거밖에 없는걸요…
산이라 그런지 기온도 낮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하마터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갈 뻔했다.
아주 작은 마을이라 빠르게 둘러보았다. 작지만 길거리에 쓰레기가 없고 깨끗해서 첫인상이 좋았다.
동네 이름 붙여 파는 맥주라 어느 식당에 들어가도 쉽게 마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푸카에서 왜 코르차 맥주만 파는 거야?!
혹시 맥주 공장이 있나 싶어서 Puka Beer Factory로 검색했더니, 호텔 한 곳(Hotel Turizmi Puka)과 맥주 유통업자(Birra Puka)가 나왔다. 두 곳의 위치는 같았다. 점심 먹은 게 소화되기 전에 빨리 맥주를 마시자!
“안녕하세요, 푸카 맥주 있어요?”
“네”
“생맥주예요?”
“네”
“한 잔 주세요.”
크기 구분 없이 한 종류로 500ml 정도 되는 것 같았다. 푸카 맥주 파는 곳 찾은 게 기뻐서 가격도 안 물어보고 주문했는데 나중에 영수증 보니까 100레크, 그러니까 한국 돈으로 약 천 원이다. 운전한 보람이 있구나!
사람이 사는가 안 사는가? Ungrej 웅그레이
남편이 고른 목적지다. 우리가 가는 길은 항상 울퉁불퉁하다. 도착해서 사람 그림자도 못 봤다. 검색해 보니 웅그레이 거주자는 465명이란다. 어쩐지.. 그래도 교회도 있고, 학교, 병원 같은 건물이 있어서 사람이 사는 것 같았는데 대부분 나이 많은 사람들만 사는 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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