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한 달 살기 지역별 특징 (짱구, 우붓, 사누르, 울루와뚜 비교)

내가 처음 방문했던 발리가 아니었다. 2009년, 패키지여행으로 처음 발리를 찾았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때도 지금과 같았지만, 내가 패키지여행이라 버스를 타고 관광지에서만 내렸기 때문에 발리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던 걸까? 아니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13년이 지나면서 발리가 변한 걸까?

이번 발리 두 달 살기 계획은 짱구에 머물며 주말마다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짱구에 도착한 후, 장기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렇게 된 바에 궁금했던 지역들을 일주일씩 머물며 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짱구를 시작으로 우붓, 사누르, 울루와뚜 순으로 이동하며 발리를 둘러보았다.

짱구: 에너지 넘치는 서핑의 중심지

짱구는 발리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고, 두 달 살기를 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골목을 넘어가며 새로운 건물들이 생기고 있다.

가족 단위보다는 커플이나 혼자 온 여행객이 많아 보였다.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지만, 도로는 좁고 교통이 너무 혼잡하다.

서핑이 목적이라면 짱구만한 곳도 없을 것 같다. 바다마다 파도 세기가 조금씩 달라서 자기 수준에 맞는 곳에 가서 강습을 받으면 된다.

요가 센터도 많고, 마사집 샵도 많다. 예쁜 카페도 있지만 물가는 꽤 비싸다.

세금과 서비스비로 거의 15%가 더 붙으니, 메뉴에 적힌 가격이 최종 금액이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보통 아이스라떼 한 잔에 최소 한화 4~5000원 정도 든다.

인터넷 사용 시간 단위로 결제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도 있었다.

내가 일주일 동안 한 일: 서핑 1회, 요가 2회, 마사지 1회

우붓: 힐링의 중심지

바다보다 산/숲이 좋으면 우붓이다. 나무가 울창하다. 짱구에서 지내다 우붓에 오니 고요하게 느껴졌다. 요가와 명상으로 유명하다고 하니, 조용히 머릿속을 정리하기 좋을 것 같다. 사이비 종교?적인 느낌을 받기도 했다. 다른 지역보다 채식 식당이 많다. 나와 남편은 일주일 동안 고기를 제대로 못 먹어서 힘들었다.

짱구와 마찬가지로 보도블럭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서 걸어 다니기 불편하다. 자동차, 오토바이, 길가에 개까지 신경 쓰면서 걸어야 한다. 

길에서 원숭이를 마주칠 수도 있다. 쓰레기통 뒤져 먹는 원숭이, 전깃줄과 전봇대를 건너다니는 원숭이, 주차된 자동차 위에 앉아 있는 원숭이, 편의점 문 앞에 앉아서 길을 막는 원숭이 등 별의별 원숭이를 다 봤다. 너무 무섭다. 울루와뚜의 원숭이와 비교하면 매우 얌전한 편이지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무서웠다. 

숙소를 구할 때, 몽키포레스트 근처의 지름길을 이용해야 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그 길은 원숭이로 가득하다.

내가 일주일 동안 한 일: 요가 1회, 마사지 2회, 관광 – 따만 사라스와띠 사원, 우붓 왕궁, 우붓 시장, Kajeng Rice Field, 몽키포레스트

사누르: 평화롭고 여유로운 가족 여행지

드디어 제대로 된 보도블럭이 있다! 발리에 도착한 지 3주 만에 보도블럭 위를 굴러다니는 유모차를 봤다. 이래서 사람들(아이 있는 엄마들)이 사누르가 좋다고 했구나! 단번에 이해되었다. 사누르에는 보통 어린아이가 구성원인 가족, 호주에서 은퇴한 노부부들이 많다고 했다. 한가롭고 느리다.

딱히 새롭게 한 일은 없다. 카페도 성에 차지 않아 한 번은 고젝을 타고 덴파사르에 다녀왔다. 요가원이 많지 않았고, 요가 후 스파까지 받을 수 있는 샵을 몇 곳 봤다. 느린 리듬의 도시에 와서 그런지 매우 늘어졌다. 바닷가 산책로를 매일 걸었다. 사누르 바닷가는 매우 얕다. 저 멀리서 파도가 친다. 파도가 없다시피 하고, 물도 얕아서인지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았다.

내가 일주일 동안 한 일: 마사지 1회, 누사페니다&누사램봉안 1박 2일 여행

울루와뚜: 절벽과 서핑, 많은 BEACH

절벽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언덕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오르락내리락 오르락내리락, 스쿠터가 없으면 이동이 정말 불편하다. 고젝 불러서 뒤에 타도 되지만, 더운 날씨에 밖에서 고젝 기다리는 것도 번거롭다.

덥고 언덕이 많아서 걷기는 무리다. 그래도 이미 정했기 때문에 일주일을 꾸역꾸역 보냈는데, 이동이 불편하니 숙소 밖으로 잘 나가지 않게 되었다.

숙소에서 처음으로 고푸드를 이용해 햄버거도 시켜 먹고, 커피도 시켜 먹었다. 울루와뚜 첫인상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는데, 발이 묶이면서 흥미도 급속도로 떨어졌다. 울루와뚜는 서핑을 목적으로 가는 사람이 아니면 별로 할 게 없는 것 같다.

해 질 무렵마다 새로운 해변을 찾아가 노을을 구경했다.

내가 일주일 동안 한 일: 울루와뚜 사원, 여러 해변 구경 – Dreamland Beach, Bingin Beach, Padang Padang Beach, Thomas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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